한국서예일품전 목록

• 기간2015.07.22 - 2015.08.04
• 전시관
• 작가

한국서예일품전

韓國書藝逸品展

작금의 대한민국 서예를 대표하는 서예가들이 한데 모인 '한국서예일품전'이 갤러리 H에서 열린다. 그동안 누구도 쓰지 않았던 [한국서예'일품'전]이란 타이틀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2015년 7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의 전시 기간은 한국서예사상 매우 뜻 깊은 기간이 될 것이다.

서양화와 동양화가 추구하는 예술정신에는 다양한 차이점이 있다. 그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점을 꼽으라면 단연 일품이란 용어다. ... 형사(形似)보다는 득의망상(得意忘象)적 신사(神似)를 중시하고 '붓놀림은 간이하지만 그 간이한 붓놀림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형상을 다 담아낸다(筆簡形具)'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일품은 타인이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치면서 탈법도(脫法度), 탈규구(脫規矩), 무위자연성을 지향한다. 인위적 기교가 최고 경지에 오른 신품 너머의 경지인 일품을 말하는 것은, 예술이란 단순히 기교 그 자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 전통적으로 일품을 논할 때는 인품과 학식 겸비를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삶의 탈속성과 소조담박(蕭條淡泊)함을 지향하는 은일성(隱逸性)을 함께 논하기 때문이다. ... 이처럼 일품은 기교와 관련된 예술적 차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인간됨됨이와 삶의 지향점까지 함께 논한다는 점에서 최고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 서예가들은 겸손함을 떨쳐버리고 자신들의 서예경지를 '일품'과 연계하여 논하고자 한다. '일품'이라고 자임하는 이런 의식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을 수 있고,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과연 '일품'의 경지에서 평가될 수 있느냐 하는 논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활약하는 서예가들이 자신들의 서예세계를 '일품'으로 자임하고자 한 이런 자존(自尊) 의식은 한국서예의 미래지향적이면서 긍정적인 발전을 모색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민환 (성균관대 교수)

/ 비평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