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빛나 개인전 목록

• 기간2016.12.14 - 2016.12.20
• 전시관제 1관
• 작가박빛나

<작가노트>

관계 - 소통 (relationship - communicate)

자연을 보고 느끼고 그린다. 그 속에서 자연과 관계를 맺으며 소통하려고 한다.

한 순간도 같음이 없는 자연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함께 소통하려고 관계를 맺는지도 모르겠다. 관계를 맺지 않으면 소통할 수 없고 소통할 수 없으면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그 소통의 기운을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창작 활동인지 느끼고 또 느낀다.

옛 그림은 때로 형사를 능숙하게 옮겨 그릴 수도 있었으나 그 골기를 숭상해서 형사를 넘어서는 것을 그림에서 추구하였다. 이는 속된 사람들과는 더불어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그림은 비록 형체의 그럴싸함은 잘되었어도 기운은 살아 있지 못하다. 氣韻으로 그 그림을 구하면 곧 形似는 그 사이에 있게 된다. - 장언원의 『역대명화기』

古之畫, 或能移其形似而高其骨氣, 以形似之外求其畫, 此難可與俗人道也. 今之畫, 縱得形似而氣韻不生, 以氣韻求其畫, 則形似在其間矣.

장언원은『역대명화기』를 통해 기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혁 역시 육법 중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중시하여 “기운(氣韻)으로 그 그림을 구하면 곧 형사(形似)는 그 사이에 있게 된다.”고 제시하였다. 즉 화가는 대상을 표현할 때 반드시 먼저 기운을 담아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운을 담아내기 위해서 관찰하고 소통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그리는 대상물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을 때 화폭에 그 기운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이번 작업에서 주로 표현 된 나뭇잎들은 떨어져 낙엽이 되기도 하고, 벌레의 공격으로 찢겨 나가기도 하고, 나무 가지와 생명을 소통하는 잎이 되기도 하고, 바람에 날리기도 한다. 잎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와 다를 것이 없다. 다양한 환경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이다. 때로는 공격을 받기도 하고 혼자 바람에 흩날리기도 하며, 비슷한 것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또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소통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 않다. 주위의 사사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면 그 관심 속에서 기운이 생기고 기운이 생기면 생명을 얻는 것이다. 간결화 된 자연의 형상 안에 새로운 기운을 담아낼 수 있다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기운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2016 작업 노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