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정 개인전 목록

• 기간2016.11.30 - 2016.12.06
• 전시관제 1관
• 작가김천정

<작가노트>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감춰진 의미가 있다. 사람, 당나귀, 나뭇잎, 별들은 모두 상형문자이다. 차별 없이 깊게 은유해야 만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꽃에게 물어보라. “봄이 왔는데 설레지 않으면 사람도 아니지” 라고 말하지 않는가. 바쁜 사람들은 개미에게 물어볼 일이다. 산꼭대기에 수도 없이 오른 개미는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열린 눈을 가진 자는 사물의 껍질에 집착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깊은 의미를 읽어내는 자이다. 풀 한 포기 속에 깃들인 신비를 읽는 눈은 거대한 숲도 그 풀 한 포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그림은 작은 사물에서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발견하면 놀라고 놀라면 찌릿한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이 꿈이고 행복이다.

분방한 구도와 생략되고 과장된 형상은 한국 민화에서, 서툴고 기교 없음은 분청사기에서 연유한다. 옻칠한 목판에 드로잉을 하고 칼로 도려내어 백토를 채워 넣는 방법은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을 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