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개인전 목록

• 기간2017.11.08 - 2017.11.14
• 전시관제 1관
• 작가송영숙

​<작가 노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유년의 담벼락!

그 아래에는 무궁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  교실 창문 밖을 가득 메고 있는 무궁화! 그 교정의 꽃밭 너머로  나의 유년이 펼쳐졌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무궁화 꽃은 나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가슴 뻐근하게 피어오르는 기억들이 고스란히 무궁화로, 추억으로, 작품으로  유년의 거울처럼 옮겨졌다.

해를 거듭하면서 내 나이 탓인지,  아니면 누구의 탓인지 우리의 주변은 점점 혼란스럽게 바뀌어 가는게 마음 불편하게 한다.

나는 평화주의자는 아니지만, 그 혼란이 마치 휘저어 놓은 흙탕물처럼 내 마음의 평온함을 흔들어 요동치게 하고, 아주 가까운 내일도 예측할 수 없는 혼탁한 분위기로 조여 온다. 요즘 나에게 작업은 굳게 닫힌 창을 열어젖히고, 주변 공기로 혼탁해진 마음을 환기시키는 작은 행복이다.

작품 하나를 마치고 나면, 단잠을 자고 방금 깨어난 듯 상쾌하다.   

마치 그 옛날 장자(莊子)가 꿈속에서 나비와 함께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니다, 잠에서 깨어나 산뜻해진 마음처럼, 내마음도 소쇄(瀟灑)해진다. 그래서 요즘 나의 작업은 깨끗하고 청담한 마음으로 유년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2017. 11. 8 지원 송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