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home > 총동문회 > 자랑스러운 홍익인 > 인터뷰

손혜원 동문 (응용미술 73-77)

관리자 │ 2016-07-27

HIT

3506

디자이너이자 홍보전문가로 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며 40년을 달려온 손혜원 동문은 작년 7월, <새정치민주연합>의 홍보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브랜드 마케팅을 주도하며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고 이를 이용한 텀블러와 에코백을 제작하는 등 ‘디자인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했다. 예약된 비례대표 자리를 미련 없이 버리고, 모든 게 불확실한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며 당당히 20대 초선 국회의원에 당선, 국회에 입성하기까지. 디자이너 출신 손혜원의원의 남다른 정치 행보에 대한민국이 주목하고 있다.


○● 국회의원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늦게나마 당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정치는 제가 하려던 일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디자이너로서 기업을 위해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홍보전문가입니 다. 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온 사람인지 당내에서 조차 아직 모르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만, 저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디자인해서 대중들이 원하는 가치를 부여해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찾게 만드는 전략을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디자인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죠. 흔히 우리가 하는 일을 ‘커뮤니케이션 아트’라고 하는데, 시장에서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것, 즉 물건을 많이 팔리게 해서 경쟁사를 이기게 하는, 어찌 보면 정치와 닮은 면이 많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움직이게 하는 것. 제가 늘 해오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디자이너가 무슨 정치냐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만, 기존 정치인들은 제가 늘 하던 창의적 발상을 두려워합니다. 혹은 의욕만 앞세워 무리수를 던지기도 하죠.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정치 수준은 어떻습니까? 저는 누구보다도 창의적 발상을 업으로 해오던 사람이고 이런 작업으로 자유경제시장에서 이기는 경쟁을 위해 40년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쌓은 저만의 노하우로 살기 좋은 마포를 만들어 저를 선택해주신 지역구민들에게 보답할 것입니다.


○● 총선 당시, 2016년 최고의 브랜드 ‘마포’를 이루겠다는 공략을 거셨는데 국회의원으로서 그 시작은 어떠십니까?

토요일 아침 일찍 혼자서 마포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지역구에 속해있는 홍대와 상수동, 서교동, 동교동, 연남동, 망원동, 그리고 상암동 등의 특성을 파악했고,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특화할 것인가 정리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어느 정도 그 고민이 끝난 상태입니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님께서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산을 씌워 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주저앉아서 비를 맞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상대의 니즈를 제대로 보고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가짐에 저의 경험과 노하우가 합해지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이론적으로는 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선거 운동할 때, 지역구와 약속한 세 가지가 있는데, 매주 목요일 아침 마포을 지역구에 있는 13개 초등학교를 돌아가면서 녹색어머니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격주로 한주는 초·중학교 급식, 한주는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약속은 4년 임기 중에 해외 출장 등 불가피한 일이 없는 한 반드시 계속할 생각이고요. 이러한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저 스스로 완전히 지역구민의 입장이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노력만으로는 안돼요. 지식으로 되는 것도 아니지요. 지역구민들과 온전히 ‘함께’ 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대처하고 실행할 것 인지 제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 있게 실천에 옮겨 보이겠습니다.


○● 한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살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답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원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일제강점기 36년의 공백이 있어서 그럴까요? 이상하리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나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과거 선조들의 생각과 관습이 베인 17·18·19세기 유물들이 시간을 타고 현재에 전해졌고, 아마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담긴 20·21세기 유물이 후대에 전해지게 되겠지요. 영국 대영박물관은 우리 전통문화가 담긴 예술 작품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고 주저 없이 사들입니다. 이들은 우리나라 나전칠기 작품이 고려·조선시대와 21세기를 이어주는 멋진 다리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나전칠기 기법으로 만든 전통 작가의 작품이 세계 현대 미술 시장에 내놓아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나전칠기 작품은 영국 예술가 데미언 허스트나 유명한 콜렉터들이 구입할 정도로 해외에서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작품 매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이해할 노력조차 않으려고 합니다. 더불어 우리 전통문화를 이끌어온 사람들 또한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고요. 하지만 이제 제가 직접 나서서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문화예술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정체성과 관련된 문화산업은 육성할만한 사업적 가치가 있는 훌륭한 컨텐츠죠. 산업과 경제만이 살길이 아닙니다. 옛것의 가치를 알게 하고, 또 바로 세우기 위한 제반작업을 국회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 요즘 강연에, 방송출연에, 다양한 언론 인터뷰 등 의정활동 스케줄이 많이 바빠지셨는데, 그래도 의원님께서는 항상 즐기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맞아요. 무슨 일이든 즐기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많은 일을 못해요. 경남 통영에, 전남 진도 팽목항에, 서울 광화문에...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있습니다. 원래 저는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했는데 하루에도 수 십 개의 일정으로 요즘은 몸을 쓰는 일이 더 많아졌어요.(웃음) 하지만 이 정도로 힘들다고 할 수 있나요? 40년을 브랜딩 분야에서 전쟁을 치르듯이 살았는데요. 즐기지 않았다면 지금의 손혜원은 없었을 겁니다. 비례대표 1번을 포기하고 지역구 마포을에 출마를 결정한 것 역시 국회의원이라는 직에 연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죠. 주변에서는 다 제정신이냐고 물었지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게 손혜원이다’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자신 있었거든요. 한 번도 안 해 봐서 쑥스럽고 부끄러웠지만 도전했고, 이기고 왔을 때는 모두가 저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지금도 그래요. 4년 뒤 국회의원 해봤다고 그 덕 한번 보자, 한번 더 하자 할까요? 아니죠. 저는 원래 제 자리로 돌아가도 즐겁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하더라도 그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늘 하던 대로 당당하게 밀고 나갈 겁니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열심히 하는데 젊은 분들이 굉장히 열광해 주십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소통’이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꿰뚫어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 그것이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며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은 한 시대를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리더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요.

정의가 통하는 사회였으면 좋겠고,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약자를 정의할 때, 세 가지 관점에서 따져봅니다. 있는 자와 없는 자, 건강한 자와 병든 자, 그리고 많이 배운 자와 덜 배운 자. 가진 것이 많고, 건강하며, 많이 배운 사람들이 강자이고 가진 것이 없고, 병들었으며, 덜 배운 자들을 약자라고 생각합니 다.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양보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북한의 경우도 좀 더 나은 우리가 도와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많은 집단 이기주의가 그런 것들을 막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것을 제공해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항상 그 작업을 해왔고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배려하고 도와야 할 분들이나 보호하고 길러내야 하는 작가들과 아티스트들이 예술로 자립할 수 있도록, 강자들의 협조를 구할 것입니다.


○● 모교가 있는 마포구의 의원이십니다. 모교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 등 염두에 두고 계신 것이 있으신지요.

학교와 지역 중에 약자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지역입니다. 그래서 학교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역시, 어떤 특혜 같은 것을 바라지 않으시리라 믿고 있고요. 또 제가 모교에서 그렇게 배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모교 홍대지만 학교 앞 문화의 정체성이 무너져가고, 환경이 지저분해지는 등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게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겁니다. 곧 홍대 앞에서 음악하는 분들을 자주 만날 거예요. 한국 문화와 예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홍대 앞으로 그 정체성을 바로 세워 줄 아티스트들,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해 봐야죠. 또 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홍익이라는 이름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든든했고 응원해
주시는 것이 뿌듯하고 감사했습니다. 학교를 오랜만에 방문해보니 그간 많이 성장하고 발전했더라고요. 특히, 제가 졸업한 시각디자인과가 발전해서 좋아요.(웃음) 다만, 미술대학 실기 시험이 없어졌다는데 타 대학과 두드러지게 차별되어왔던 홍대 미술대학만의 특성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아 무척 아쉽습니다. 분명히 눈과 손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고, 손이 잘 움직이고 보는 눈이 좋은 사람은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실기 시험이 없어진 점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부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후배, 그리고 동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 후배 재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머리 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것이 아닙니다. 가슴에 감성의 폭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학창 시절인 지금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 다. 그것이 바로 감성의 그릇을 키우는 일입니다. 제가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단기간에 감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너무 간단하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고전을 많이 읽어왔습니다. 인문학은 우리보다 앞서간 이들의 발자취, 즉 역사를 간접적으로 접해 보는 것이잖아요. 고전을 통해서 지난 사람들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수 많은 책들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 후배들도 책을 많이 읽어 감성 의 크기를 최대한 넓혀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교가 점점 좋아지니까 동문회의 위상과 더불어 동문들의 자긍심도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동문들도 힘을 모아 학교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동문들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질 때 학교의 발전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전글 김영원 동문 (조소68-75)
다음글 황호찬 (전기 77-81) 총동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