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톱 갤러리인 아라리오 전속작가로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강욱 작가가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강욱 작가의 광주전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인만큼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89점의 작품을 총망라, 지난 20여년의 작가생활을 오롯이 보여준다.

오는 10월31일까지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 내 로터스갤러리에서는 세포의 미시적 세계로부터 출발해 우주의 거시적 세계라는 역설적 개념을 회화로 구현해 온 이강욱(홍익대 교수) 작가의 개인전 '움직이는 상(像) 변화하는 색(色)'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가는 형이상학적 정신 세계와 자아의 문제를 회화를 중심으로 탐구해왔다. 그는 회화라는 매체가 아우르는 정신적 역할을 복합적인 조형성으로 전이하며, 자유로운 융합적 표현을 통한 회화의 추상성을 통해 구현한다.

이번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초대전에서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심화된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지오메트릭 폼' 시리즈, 회화의 본질적 요소인 색과 작가의 행위성을 극대화한 '제스처' 시리즈, 이와 더불어 미시와 거시의 세계를 대비하는 '보이지 않는 공간' 시리즈를 망라해 소개한다.

이 작가가 추구해 온 회화에서의 조형적 탐구와 그로부터 주제를 심화해 나가는 작업의 전 과정을 온전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어린시절부터 생물학과 천체 물리학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이 작가는 어린시절의 관심사를 작업 초반 캔버스에 담았다. 이후 영국 유학시절에는 또 다른 관심사였던 고대 힌두 철학의 텍스트 '우파니샤드(Upanishads)'를 작업으로 옮긴 '지오메트릭 폼'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우파니샤드의 '나는 누구인가' '나의 의식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가', '물질 이상의 것이 있는가' 등과 같은 철학적 물음이 담고 있는 자아와 세상, 우주의 원리와 상호관계에 대한 깨달음의 순간을 회화적 조형성을 통해 찾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정적이고도 역동적인 이 작가의 작품세계는 기존 추상 회화와는 구별되는 자신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다른 한편 박서보와 이우환의 계보를 잇는 한국 신추상의 독보적 작가로도 평가받는다.

홍익대 정연심 교수는 이강욱의 회화에 대해 "그의 작업은 작가의 신체를 통한 행위성이 강조된다는 측면에서 1970-80년대 단색화의 계보를 잇는 반면, 색이나 재료의 물성 대신에 톤과 레이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추상회화'로 이해될 수 있다"고 평한 바 있다.

이강욱 작가는 26세 역대 최연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 대학원생 시절 대한민국회화대전 대상, 동아미술상, 송은미술상 수상 등 공모전 그랜드슬램을 이루며, '보이지 않는 공간' 시리즈로 화단에 혜성처럼 등단했다. 작가는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싱가포르, 일본, 스페인 등 총 26회의 개인전 및 국제 아트페어에서 완판 행진을 이루며, 국내외 미술계에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한국 화단의 블루칩 작가로 명망을 쌓았다.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이강욱 작가의 전시를 통해 초유의 팬데믹 시대에 지친 모두에게 '범아일여(梵我一如)' 우파니샤드의 깨달음이 다가가길 바라며, 예술을 통한 치유의 여정을 경험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